김성철 교수 열반

 

2023년 11월 23일, 김성철 교수님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오늘에야 알았다. 이렇게 마음이 공허할 수가. 또 한 분 스승의 반열에 있을법한 분을 잃게 되었다. 한국 불교계는 두말 할 것도 없고, 개인적으로도 믿고 싶지 않은 부고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며칠 전에 올라온 강의 영상에서도 너무나 건강해 보이셨고 이후의 강의 계획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의견을 들려주셨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유투브를 통해 이 분의 강의를 접하며, 혼자서 수행이랄 것도 없는 가난한 득보기의 살림을 허기지게 채워가던 중이었는데 이제 누구에게서 그런 귀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까.
67세. 수행자로서 가장 적당한 수명을 받으신 것 같다. 오래 산다는 것에 대해 성찰을 해 본 사람이면 내 말의 의미를 알아들을 것이다. 스님들도 교수님 대하기를 스승처럼 했고, 법상에 오를때면 모두들 일배를 올리고야 청강을 시작했으니, 능히 그럴만 했고, 스스로도 고귀함을 잃지 않으셨다. ‘중관학(中觀學)’에 관해서는 승,속을 통틀어 독보적이었고, 중관의 관점 뿐 아니라 불교 이론 전반에 관해서도 거칠 것 없는 해박한 지식을 담고 계신 선지식이셨다.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계셨다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심장마비는 그에게 청할 가르침이 장장했던 수많은 수행자들에겐 다시 한 번 천금같은 가르침은 번개처럼 번쩍일 뿐 내 게으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회한을 뼛속깊이 새겨주었을 것이다.
부디 삼계(三界)를 넘어 상수멸진의 열반에 이르셨기를……

Hori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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